싱가포르생활(Singapore)

싱글리시(Singlish), 싱가포르만의 영어

mvg0520 2026. 5. 20. 23:55

처음 오면 당황하는 ‘싱글리시(Singlish)’ 

싱가포르에 처음 오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분명 영어인데 뭐라고 하는 건지 잘 안 들린다 ㅠㅠ.”

 싱가포르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지만, 실제 일상에서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던 영어와 꽤 다른 형태의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 바로 ‘싱글리시(Singlish)’ 때문이다.


싱글리시(Singlish)란?

 싱글리시(Singlish)싱가포르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영어 방언으로, 영어를 기반으로 싱가포르의 다민족 문화가 반영되어 중국어(방언 포함), 말레이어, 타밀어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피진(Pidgin)의 일종이다.
싱글리시는 고유한 어휘, 문법 구조, 그리고 독특한 억양(악센트)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미국식이나 영국식 영어와 큰 차이가 있다. 특징으로는,
  • 문장 구조가 짧고
  • 조사나 동사가 생략되기도 하고
  • 발음과 억양도 일반 영어와 꽤 다르게 들린다.

처음 들으면 영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싱글리시 특징 

된소리처럼 강하게 들리는 발음

한국 사람들이 싱글리시를 들으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발음이다.

싱글리시는  발음이 짧고 강하며 끊어 말하는 느낌이 있어 된소리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다.

  • “Take away?” → “떼카웨?”
  • “Top up” → “탑업”
  • “Can or not?” → “캔오낫?”
  • "Water?" →  "와따?" 

특히 호커센터나 푸드코트에서는 말의 속도도 빠르고 주변 소음도 많아서 처음에는 정말 암호처럼 들릴 수도 있다.


싱가포르에서 자주 듣는 싱글리시

1. “Can can”

가능하다는 뜻

  • “Tomorrow can?” 👉 “내일 가능해?”
  • “Can can.” 👉 “응 가능해.”

2. “Cannot”

안된다는 뜻.

“I can’t” 대신 그냥  👉 “Cannot.”

3. “Can or not?”

싱가포르에서 정말 자주 듣는 표현.

  • "Can or not?" 👉 “가능해? 안돼?”

싱가포르에서 Can 만 알아도 절반의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4. “Take away”

포장 여부를 물어볼 때 자주 사용.

호커센터에서는 아래와 같이 짧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 “Take away?”
  • “Dine in?”

  한국에서 Take out 하다가 미국가서 To go 겨우 배웠는데, 싱가포르 오니 떼칸웨?ㅋㅋㅋ

5. “Already”

싱글리시에서 굉장히 자주 붙는 표현.

  • “Eat already?”
  • “On the way already.”

👉 이미 ~했다는 느낌을 강조한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표현들

아래 표현들도 싱가포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말들이다.

Makan 마칸 밥, 식사 “밥 먹자”처럼 엄청 자주 씀
Can can 캔캔 가능해 “응 됨” 느낌
Cannot 캐넛/캔낫 안돼 단호하고 짧게 말함
Can or not? 캔오낫? 가능해? 싱가포르 대표 표현
Take away 떼카웨 포장 호커센터에서 자주 들음
Dine in 다인인 매장 식사 포장 반대
Top up 탑업 충전하다 교통카드·유심·잔액 충전
Bo jio 보지오 왜 나 빼고 가 친구끼리 장난 표현
Wah lau eh 왈라우에이 헐 / 망했다 놀람·짜증 감탄사
Paiseh 파이세 민망하다 “쑥스럽다” 느낌
Blur like sotong 블러 라이크 소통 엄청 멍함 sotong=오징어
Shiok 시옥 완전 좋다 음식 맛있을 때 많이 씀
Sabo 사보 일부러 곤란하게 함 “엿먹이다” 느낌
On the way already 온더웨이 올레디 가는 중이야 아직 집일 수도 있음(?)
Eat already? 잇 올레디? 밥 먹었어? 안부처럼 씀
Steady lah 스테디 라 괜찮네 / 멋진데 칭찬 느낌
Like that lor 라이댓 로 뭐 어쩔 수 없지 체념 느낌
Don’t like that leh 돈라이댓 레 너무 그러지 마 부드럽게 말할 때
Cheaper can? 치퍼 캔? 깎아줄 수 있어? 시장·소규모 가게 느낌
Aiyo 아이요 아이고 진짜 자주 들림

 


“lah”, “lor”, “meh”는 뭘까?

싱글리시에서 유명한 추임새? “lah” ,“lor”, “meh”,“leh”

이런 표현은 정확한 뜻보다는  말투를 부드럽게 하거나 강조, 또는 감정을 넣는 역할을 한다.

  • Okay lah
  • Can lah
  • Don’t like that leh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리지만 익숙해지면 싱가포르 특유의 분위기로 느껴진다. (사실 처음엔 중국말인 줄 알았다 ㅋㅋ)

 

싱글리시는 언제 사용할까?

재미있는 점은 싱가포르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 영어를 다르게 쓴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상황 (학교, 회사, 발표, 공문, 뉴스)

→ 일반 영어(Standard English)를 사용.

일상적인 상황(친구,가족,호커센터, 택시/Grab, 시장, 싱가포리언과 대화 등)

→ 싱글리시를 훨씬 많이 사용.

 싱글리시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생활 언어에 가깝다.

 

싱가포르에서 싱글리시가 가지는 의미

싱글리시는 단순한 말투 이상으로 싱가포르의 다문화 역사, 여러 민족이 섞인 생활 방식, 현지 사람들만의 정체성이 담긴 언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싱가포르 사람들 중에는 싱글리시를 하나의 문화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싱가포르 정부가 한때 대외적인 경쟁력과 표준 영어 구사를 위해 싱글리시 사용을 억제하고 표준 영어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지만 정부가 싱글리시를 억제할수록, 시민들은 오히려 '싱글리시 사랑 운동(Speak Good Singlish Movement)'과 같은 대항마 성격의 목소리를 내며 싱글리시를 지켰다고 한다. 싱가포르인들에게 싱글리시는 단순한 사투리를 넘어 다민족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유의 정체성이자 문화적 자부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현재는 정부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싱글리시를 쓰는 것은 괜찮지만, 글로벌 사회에서 소통하기 위해 표준 영어도 똑같이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방향으로 노선을 바꿨으며 정부의 억제 시도는 ‘싱글리시를 없애지는 못했으나, 싱가포르인들을 완벽한 이중 언어(표준 영어 + 싱글리시) 구사자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복합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다면

처음에는 “뭐라고 한 거지?” ,“영어 맞나?” 싶었는데

 몇 달 지나면 자주 쓰는 표현들은 자연스럽게 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학교(국제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나 회사에서 스탠다드 영어를 쓰는 남편보다 현지생활에 더 많이 노출되는 나에게 생각보다 더 빨리 익숙해졌다. 

싱글리시는 단순히 영어 공부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생활 리듬과 문화를 배우는 과정 같다는 생각도 든다.